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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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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김치를 먹는 뜻은

  • 홍보실
  • 2023-11-30
  • 2296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촌수로는 멀지만 사는 곳은 지척이라 집에 자주 들렀던 형은 복성스럽게 밥 먹기로 소문이 났었다. 보리 섞인 고봉밥을 젓가락으로 꾹꾹 누른 다음 길게 자른 김치를 똬리 틀 듯 얹고 아삭 소리 나게 먹어치우는 모습을 구경 삼아 보던 어머니는 숭늉 한 그릇 슬며시 마루턱에 가져다 두곤 했다. 소비량은 줄었다지만 여전히 밥상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김치에는 어떤 영양소가 들었을까?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김치 주재료인 배추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 말고도 비타민과 무기 염류가 풍부하다. 햇볕 세례를 적게 받은 배춧속은 비타민A 함량이 높을수록 더 노란빛을 띤다. 그리고 우리 소화기관이 미처 처리하지 못하는 섬유가 배추 100g당 1g이 넘는다. 이 배추를 소금에 절여 물기를 쫙 빼면 그 비율은 더욱 커질 것이다.


사람의 몸 가운데를 지나는 소화기관은 길이가 8m를 넘는다. 밥과 고기처럼 우리 입에 찰싹 붙는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는 대개 소장에서 끝난다. 소장은 긴 데다 표면적은 왕청뜨게 넓어서 영양소 단 한 분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해부학적 의지를 드러낸다. 탄수화물은 소장의 앞과 중간, 지방은 소장 끝에서 흡수된다. 옛말에 ‘이밥에 고깃국’은 과연 소장을 염두에 둔 속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소화기관에는 엄연히 대장도 있다. 길이 1.5m가량인 대장은 빛도 들지 않고 산소도 적은 험한 곳이지만 거기에도 생명체가 살아간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1129202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