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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1학년도_입상_[생각의 예술적표현]_안지연 교수

  • 최승규
  • 2022-04-03
  • 2360
 제목: 내 '생각의 예술적 표현'을 해본다면
나는 사이버보안학과 학생으로서 부끄럽지만 나의 전공과 관련해 항상 자신감이 없는 편이었다. 해당 전공에 대해 배우기 전까지는 '정말 잘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기대가 많았지만, 실제 전공에 대한 이론 수업과 실습을 배우면서 내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들에 힘이 많이 들었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자 수업에 대한 흥미도 없어지고 정말 흔히 말하는 매 순간 순간을 버티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항상 시간표를 짜면서도 필수적으로 들어야 할 전공 과목, 여러 교양 과목 등을 확인해보면 이게 정말 내가 듣고 싶어서 듣는 강의들이 맞는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먼저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들을 넣고 나머지 강의들은 그냥 남는 시간에 맞춰서, 아니면 자리가 남는 걸로 하는 식으로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의 수업을 들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강의들을 신청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생각의 예술적 표현'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관심이 많았던 나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예술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평소에도 각종 sns에서 관심있는 작가분들, 예술가분들이 올리신 작품들을 찾아보거나 관련 행사, 박람회에도 몇 번 갔을 만큼 관심을 쏟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부터 대학 수업을 듣는 다면 예술 관련 교양, 특히 직접 작품을 만드는 강의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아주대학교에는 예술 관련 학부가 없는 탓인지 내가 원했던 관련 교양 과목들도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 중에 찾아보던 와중, '생각의 예술적 표현'이라는 강의를 찾게 되었다. 처음에는 강의명을 처음 들어보고, 생긴지 얼마 안 된 강의 같아서 들어도 괜찮을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이 때가 아니면 들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용기내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수업의 운영 방식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강의, 실습 및 작품 창작, 크리틱이 반복되고 최종적으로 기말 작품을 완성해 발표하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매번 강의에서는 파피에콜레, 테잎드로잉 등과 같은 예술 개념, 기법, 재료에 대한 수업을 들으며 대표적인 작품이 무엇인지,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등 이론적인 강의 수업을 듣는다. 그 다음으로는 학생들이 해당 수업의 주제에 맞는 작품을 직접 생각해 내 만들고 창작해낸다. 이 과정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민이 많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항상 수업을 들으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면 '나도 이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이런 생각의 과정에서 정말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나의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혀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을 만드는 중간 과정, 최종 작품의 사진과 설명 등을 패들렛이라는 웹사이트에 게시물 형태로 올린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의 글을 확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남기는 등의 활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작품 완성 이후에는, 조를 나눠서 조원끼리 완성한 작품을 보고 감상평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거나,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토론이자 크리틱이 이루어진다. 특히, 크리틱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수업 시간이었다. 사실 나는 발표를 하면 긴장을 많이 하고 남들 앞에서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을 못하는 편이기에 처음 크리틱을 할 때에는 큰 부담이 되었고 긴장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크리틱에서는 다른 학생분들의 감상평을 들어보면서 나와는 다른 의견 같은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보면서 '이런 식으로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만든 작품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내가 의도하고 표현한 부분을 언급이 되면 뿌듯함이 느껴졌고, 내가 예상치 못한 부분을 말해주실 때에는 놀라움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매 수업이 계속될수록, 더욱 열심히 참여하게 되고 발표를 싫어하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 중간고사는 기말 작품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기말고사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자유 작품을 만들어서 온라인 전시회를 여는 것이 목표였다. 기말 작품을 선정하고 고민하는 과정은 매 수업에서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욱 많은 시간과 고민이 들었다. 특히나 나는 기말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 등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계속 바꾸거나 확신이 들지 않는 순간이 많았다. 이때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질문과 답을 들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을 받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작품을 웹사이트에 업로드해 온라인 전시회를 완성했을 때에는 큰 숙제를 해결하고 무언가를 해냈다는 생각에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여태 만든 작품들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나서는 내가 해온 노력의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 같아서 정말 뿌듯했다.
사실 수업의 운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이 강의를 명강의로 선정한 이유가 많이 드러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외에도 언급하고 싶은 여러 이유들을 소개해주고 싶다. 첫번째로, 교수님께서 수업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해서 와 주신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강의 준비도 잘 해주시고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도 잘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조마다 크리틱 활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녹화한 녹화본을 확인해주시고, 크리틱 후 소감과 단상을 적은 글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확인해 그에 대한 생각을 말해주시거나 수업에 반영해주시는 부분이 정말 강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의 기말 작품에 대해 면담을 가지며 조언을 해주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함께 고민해주시고 답해주셔서 감사했다. 두번째로, 나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고 표현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이다. 작품을 만들면서 고민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나의 감정이나 생각이 많이 반영되게 된다. 그 속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나 경험을 계속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고심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많이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 많았다. 크리틱 과정에서도 내가 말하고 싶은 바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해보는 것 또한 나를 표현하는 과정의 일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세번째로는, 미술을 잘하거나 못하거나 상관없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미술 관련 교양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림을 잘 그려야 성적을 잘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못 그리는 사람보다는 표현 실력 등에서 유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강의는 그림 실력이 좋은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그 과정과 결과물에서 보이는 정성을 더 중요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주제에 적합하게 노력하면, 좋은 결과물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작품을 열심히 구상하고 만들면서 때때로 내가 처음 구상한 것과는 다른, 예상치 못한 다른 작품이 나올 때도 있었는데 이러한 점 또한 미술의 재미라고 느껴졌다. 이렇게 작품을 완성하고나면, 내가 만든 작품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지고 이를 만들어 냈다는 성취감을 매번 느낄 수 있었다. 일부 맘에 드는 것들은 내 방에 잘 보이는 곳에 두어서 자주 보곤 한다. 이 외에도 내가 느낀 여러 느낀 점들이 있지만, 위에서 소개한 내용들이 대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이유들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같은 강의를 들었지만 나와는 다르게 이 강의가 어렵고 힘든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해야하고, 작품을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려서 다른 일을 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순간들도 있었다. 매번 작품을 기한에 맞게 제작하고 이를 평가받아야 된다는 사실이 부담되기도 했다. 종종 작품을 다 완성하고나서 어지럽혀진 공간을 치워야 할 생각에 머리가 아득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을 포함하고 나서도, 이 수업은 나에게 정말 즐거웠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낀 순간들이 정말 많았고, 다른 학생분들의 멋있는 작품들을 감사하는 순간도 너무 흥미로웠다. 과제를 하기 위해 갑자기 붓을 들거나 종이를 오리고 흙을 만지는 나의 모습을 보고 순간 웃음이 나온 적도 있었다. 성적을 잘 받는 것과 상관없이 나는 오로지 이 강의가 즐거웠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수업에 참여하고 노력하고자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교양 과목인데 이렇게까지 해?'라는 말을 듣기도, 오히려 전공 과목과 우선 순위가 뒤바뀐 주객 전도의 상황이 된 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강의를 통해 얻은 수업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통해, 다른 강의들에도 열심히 집중하고 참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이번 강의는 비대면 수업으로 이루어졌는데 개인적으로 대면 수업으로 직접 들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와 같이 예술 관련 교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강의를 추천해주고 싶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 들어보는게 어떨지 조심스럽게 말해주고 싶다. 아마 '생각의 예술적 표현' 강의는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소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안지연 교수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