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박은덕 교수팀, 녹색 에너지 수소 생산 효율 높일 실시간 분석법 개발
아주대 박은덕 교수 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한 물 분해를 통해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지면 대표적 녹색 에너지인 수소의 생산 효율을 높여, 이를 더욱 널리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은덕 아주대 교수(화학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위 사진 오른쪽)는 태양광 물 분해를 통해 수소를 제조하는 광전극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라만 분광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반응조건 중 라만 분광법을 이용한 황화몰리브데넘·황화구리인듐 광전극에서의 촉매 활성점 변환 관찰(Monitoring Transformations of Catalytic Active States in Photocathodes Based on MoSx Layers on CuInS2 Using In Operando Raman Spectroscopy)'이라는 논문으로 독일 화학회 발행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2월호에 게재됐다. 박은덕 아주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채상윤 아주대 박사후 연구원(위 사진 왼쪽)과 윤노영 석사과정생(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에너지연구센터)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더 이상 높아지지 않게 하는 '탄소중립'은 대체 에너지원의 개발과 수소의 활용을 통해 가능하다. 그 중 수소는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이용, 물을 분해해 제조할 수 있어 전 지구적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수소 에너지의 생산에는 태양전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전기화학적으로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에서 수소 제조를 위한 그린 수소 기술의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으나, 아직 원천기술이 부족해 국산화에 어려움이 많다. 더불어 태양광으로부터 바로 물을 분해할 수 있는 광전기화학 반응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한 차세대 기술로 대두되고 있어, 관련 원천기술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광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하면 광촉매 전극에 빛을 주어 물을 수소와 산소를 만들 수 있다. 빛에너지에 의해 생성된 광전자와 광정공이 각각 전해질의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아직은 태양광-수소 전환 효율이 낮아 상업화에 어려움이 있다. 광전기화학전지의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 반응이 진행되는 조건에서 촉매 전극과 전해질 사이의 광전기화학 반응기작을 연구해야 하며, 이를 위한 실시간 분석법이 필요하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상적인 광전기화학적 수소 생산 물질로 고려되는 p-형 반도체인 황화구리인듐(CuInS2)에 n-형 반도체인 황화몰리브데넘(MoSx)을 도입했다. 황화구리인듐 전극 표면에 존재하는 결정결함 등에 따라 전자-정공 쌍이 재결합해 수소 생산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이에 전자-정공의 분리를 유도하기 위해 황화몰리브데넘을 도입한 것이다.
그 결과 초기에 제작된 황화몰리브데넘은 수소생산 효율이 매우 낮았지만, 광전기화학 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수소 생성 효율이 26배 이상 대폭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이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팀은 표면 분석을 반응이 진행되는 도중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라만 분광 장치 라만 분광 장치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를 통해 초기에는 황화몰리브데넘 일부가 이산화몰리브데넘(MoO2)으로 변환되었으나, 반응이 진행될수록 산화몰리브데넘이 용해되어 전극 표면에서 용출되고 무정형의 황화몰리브데넘(MoSx) 형태로 바뀐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황화구리인듐(CuInS2)과 황화몰리브데넘(MoSx) 간의 전하 전달이 원활해지고 결과적으로 수소생산 효율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은덕 교수는 "현재 물 분해를 통한 수소 제조를 위해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수소(기체), 물(액체), 광전극(고체)과 태양광이 공존하는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라며 "때문에 실제 반응조건에서의 광전극 분석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실제 광전극 반응의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실시간 광전극 분석기술은 수소 제조뿐 아니라 태양광을 이용한 인공 광합성 등의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태양광을 직접 이용한 물 분해 수소 제조와 이산화탄소의 화학 전환은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위한 차세대 원천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 및 기초연구지원사업과 KIST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왼쪽 그림이 실시간 라만 분광 분석장치 모식도. 오른쪽 그림은 반응중 시간별 라만 스펙트럼 결과